개념 정리 Archive 2017. 1. 2. 03:21

고대 그리스 비극의 시작?

고대 그리스 연극은 종교적 제식, 제의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책에서는 보통 제의로써 연극의 개념을 대개 '춤'과 '음악'이라는 행위로써의 요소로 주로 다루는데,

제의란 기본적으로 '제사'다. 신에 대한.


제사는 전통적으로 제물, 즉 희생양(Sacrifice)을 필요로 한다.

처음에는 이 희생양이 인신공양의 형태로 존재해왔다.

예를 들면 나라에 큰 변이 생겼을 때 왕이 자기 아들이나 왕비를 죽여 제물로 바치거나,

전쟁에서 이긴 후 적국의 포로들을 제단에 줄줄이 줄세워놓고 목을 따거나. 등등.


+세익스피어의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작품을 보면 이 인신공양의 전통이 최소한 로마 시대까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후에도 중세시대 마녀사냥, 화형의 형태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제의로서의 인신공양과는 조금 개념이 다르다)


그런데 이런 인신공양으로서의 제물이 상당히 끔찍하잖아?

그래서 그 희생양이 사람에서 양으로, 동물로 변화한다.

이는 구약성서에서 야훼가 아브라함의 신앙을 시험하기 위해 자기 아들을 바치라고 하고,

아브라함이 결국 자기 아들을 바치려 하자 야훼가 천사를 보내 아들 대신 양을 바치라 한 이야기로 드러난다.


근데 이것도 지겨워! 좀 더 새로운 것 없을까?

이때 이 Sacrifice를 상징하는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한 것.

신을 향해 제물을 바쳐 무언가를 기원하고 나라에 안녕을 비는 대신,

이러한 희생의 제식을 드라마로 표현하기 시작.

주인공이 자신의 죄로 인해, 혹은 대의를 위해 스스로 희생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 비극의 시작?


이를테면 오이디푸스왕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듯,

신의 장난으로 인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혼인한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눈을 찌르게 되는 :

스스로를 속죄하고 희생시키는 오이디푸스의 모습을 통해

희생제의로써의 드라마의 역할을 비극의 출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여담인데 오이디푸스가 단순히 '마더 콤플렉스'로 인해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머니를 탈취했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스핑크스를 죽이는 자에게 선왕의 왕권을 계승하고 그와 결혼하겠다고 한 어머니 이오카스테의 약속에서 추측해보면

선왕이 죽으면 그 후계자가 (선)왕비를 취하는 것이 그 당시의 사회적 관습'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을 해본다.

만약 그렇다면, 오이디푸스는 '신의 장난'이란 이름 아래 '당대 사회의 관습과 제도'로 인해

'희생당한' 인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

 - 또 이 희생양으로써의 오이디푸스는 도시를 뒤덮은 페스트에 대한 책임을 오이디푸스 개인이 지고 도시에서 추방되는 모습으로도 명확해지며, 희생양을 만들고 그를 통해 자신의 죄를 죄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상대적 위안?을 가지려 했던 당시 그리스인들의 사상도 엿볼 수 있다.


어찌됐건 그리스인들은 어떤 성스러운 제의에서, 그 성스러움을 더할 '제물'이 필요했고,

그것이 희생제의라는 형식으로 인신공양 - 동물 제물을 거쳐 '미메시스(모방)로써의 드라마' 로 변화하지 않았는가,

그리스 비극의 내용이 그러한 것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희생양에 대한 사상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연극의 내용적인 면은 이러할테고,

형식적인 면은 디오니소스 축제를 통해 볼 수 있는 춤과 음악, 광기(마니아), 코러스 등등

여러 요소들이 작용한 점을 공부해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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